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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병과 권총

지금 군대에서는 베레모를 쓰고 있지만 필자가 군생활을 할 때에는 탱크 등 기갑부대 전차병만이 쓰는 특별한 군대 모자였습니다. 훈련을 나가거나 전차(탱크)를 탈 때 주로 쓰고 평상시에는 일반 군과 같은 전투모를 쓰고 생활하였습니다. m48 전차를 사용하였으며 6.25 전쟁 당시 사용하던 탱크로 누런 매연과 끼륵끼륵 소리를 내던 전차였습니다.

 

탑승하면 내부가 너무 협소하여 일반 철모를 쓰고 업무 수행이 어렵고 여기저기 머리를 부딪히는 일이 많고 시끄러운 내외부 소음으로 팀으로 이루어져 탱크 내부에 있는 특수 헬멧에 부착되어 있는 마이크, 헤드셋 같은 헬멧을 쓰고 업무 수행을 합니다. 따라서 일반 철모를 쓸 수 없고 일반 군인들이 사용하는 k2, m16과 같은 길이가 긴 소총은 내부에서 사용이 불가하고 움직일 때마다 여기저기 걸리게 됩니다. 이에 실제 전투를 준비하는 전차병은 타 부대에서 지급되는 일반 소총이 아닌 권총을 사용합니다. 

 

훈련소에서 쏴보고 그 이후로는 군대 내에서는 소총을 사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타 부대와 같이 훈련하러 나가면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고 간부들만 가지고 있는 권총을 같이 들고 다니니 무언가 자부심도 남달랐습니다. 다만 달랐던 점은 간부들은 허리에 권총을 차고 병사들은 가슴 쪽에서 총을 꺼낼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권총집을 사용하여 움직임이 많은 병사들에게 맞게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사격훈련 시

전차병들의 사격 훈련은 일반 군인과 다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주로 탱크와 일반 k2 소총을 연결하여 과녁을 맞히는 훈련을 하며 지급되는 권총을 쏘는 훈련은 따로 진행합니다. 제법 묵직한 권총에 탄알을 탄착 하여 과녁을 보고 쏘면 일반 소총으로 맞추는 것보다 아주 어렵습니다. 잘 보고 쏘았는데 이상한 곳에 탄알이 박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손이 이상한 건지 총이 이상한 건지.. 아무튼 아주 어렵습니다.

 

FPS를 즐겨하는 분들이 게임에서 맞추는 것과는 아주 많이 다릅니다. 반동도 심해 연속으로 발사시키는 것도 어렵고 연속으로 쏘면 어느 순간 하늘로 손이 올라갑니다.

권총 사격 중 위험요소와 부상

일반 k2 소총을 사격할 때에는 어깨에 견착을 하고 엎드려서 격발을 합니다. 따라서 좌우로 몸을 돌리기 어렵고 정면을 보고 정밀 사격을 합니다. 권총은 제자리에 서서 앞을 보고 쏘기 때문에 좌우로 몸을 돌리기가 아주 쉽고 쏘는 사람이 안 좋은 마음을 먹는다면 아주 큰 비상사태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되기 때문에 사격 훈련 중 절대 긴장을 낮출 수 없었습니다.

 

권총의 총구와 손의 거리가 짧아 부상의 위험이 크며 정확한 자세로 격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똑바로 서서 쏘는 것과 한 발을 살짝 앞에 두고 격발 등 다양한 자세로 사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변으로 절대 못 가게 통제되었습니다. 이런 주변 상황과 총알의 안정성만 생각하다 필자는 권총을 두 손으로 꼭 쥐고 사격을 하여야 하는데 엄지손가락을 펴고 사격을 하다 뒤로 밀리는 총반동에 엄지손가락을 맞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작은 총이지만 실제 사격을 할 수 있는 권총이 격발과 함께 뒤로 밀리면서 재장전되는 시스템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엄지를 펴고 사격을 하는 동시에 엄지손가락이 쇳덩이에 맞고 살짝 끼어 손가락이 퉁퉁 부어 1달 정도 손을 사용 못했습니다. 지금도 손톱에는 지워지지 않는 실선으로 흉터가 남아 있습니다. 당시 진통제와 약을 먹으며 밤에 잠도 못 자고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격 시 엄지까지 쥐어 잡고 사격을 하여야 합니다.

 

이밖에 전차병 위험요소

전차 즉 탱크는 무게가 상당하고 조종수가 바로 앞 또는 옆을 주시할 수 없어 전차가 움직일 때에는 일정 거리를 두고 접근하여야 합니다. 인지 하지 못하고 깔리거나 치이면 자동차처럼 움직임을 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대로 지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인이 대포라고 생각하는 포탑이 돌아가거나 포신을 움직일 때 그 위에서 작업을 하다가 자칫 잘못하면 부딪히면 바로 정신을 잃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실제 포를 사격 시 포탑이 뒤로 밀리는 곳에 서 있으면 바로 즉사입니다. 탄을 채워주는 탄약수와 포를 쏘는 포수의 소통이 아주 중요하며 집중하지 않고 뒤에 서 있다가는 바로 사망이며 실제 사망자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주 부상을 당하는 이유 중 하나는 탱크 위에서 뛰어다니며 발을 삐끗하거나 잘못 밟아서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필자도 정비를 위해 뛰어다니다 떨어져 무릎을 바닥에 박아 보름 정도 누워 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매력 있는 기갑 전차병

많은 부상 요소가 있고 매일 정비하고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눈 오면 눈 오는 대로 관리하는 것이 힘들지만 매력이 있는 군대 병과 중 하나입니다. 훈련 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자부심을 느끼고 게임이나 tv에서 보던 탱크를 직접 만져보고 조종한다는 것이 인생에서 해볼 수 없는 경험이기 때문이지요. 다양한 군대 병과가 있지만 중장비 기계를 가지고 전투에 임한다고 생각하니 특별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